영화속의 생체인식 엿보기

■스니커즈(Sneakers·92년)
로버트 레드퍼드 주연의 영화 ‘스니커즈(Sneakers·92년)’는 흥미진진한 해커 영화입니다. 악당들이 있는 건물은 음성인식 장치를 이용해 문을 여닫습니다. 암호문은 “내 목소리가 내 신분증”입니다. 하지만 아무나 말을 한다고 문이 열리지는 않습니다. 지문과 마찬가지로 목소리 특성(성문)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해커들은 출입이 허가된 남자에게 엉뚱한 말을 시켜 원하는 단어를 조금씩 녹음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재합성해 필요한 문장을 만들고, 침입에 성공합니다. 인간의 신체적 특성을 응용한 생체보안 시스템과 그것을 뚫는 기술을 동시에 보여준 것입니다.

■데몰리션맨(93년)
사람 눈동자의 홍채를 이용한 보안기술도 국내·외 기업이 개발중입니다. 이미 영화 ‘데몰리션맨(93년)’에서는 악당이 사람을 죽이고 눈을 뽑아 그것을 인식장치에 댄 다음 문을 여는 잔혹한 장면이 나옵니다. 인간의 온 몸이 열쇠가 되는 세상도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미래의 해커는 컴퓨터 뿐 아니라 유전공학에도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라야 할 것 같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톰 크루즈가 CIA 본부에 들어가 컴퓨터에서 비밀요원 명단을 빼내던 장면이 생각나시나요. CIA의 한 연구원이 ‘윌리엄 던로’라는 목소리를 컴퓨터에 인식시키고, 자신의 망막 검색을 한 뒤에야 비밀요원 명단이 들어있는 컴퓨터에 접근하지요. 영화 첫머리에도 밀실로 들어가는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키기 위해 지문을 인식시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96년 당시 영화 속에 등장한 지문인식 장치며, 음성인식 보안장치는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지문 인식장치는 개개인의 독특한 문양이 남아있는 지문으로 상대방을 식별하는 보안 기술입니다. 지구상 존재하는 어떤 인간도 같은 모양이 없다고 합니다. 목소리 또는 눈의 모양(홍채)을 이용해 컴퓨터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도 생체 보안 기술의 일부이지요. 2탄에서도 망막인식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1편에 비해서는 훨씬 요란하게 인식을 하게 됩니다. 웬지 복잡하게 보이더군요.

그런데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술이 이제 우리 생활 곁에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생체 보안 기술을 차세대 윈도에 내장할 것을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니까요. 국내에서도 니트젠, 휴노테크놀로지, LG전자 등이 생체보안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기업 출입구에 지문인식 장치가 설치된 모습을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미녀삼총사
 ‘악당이 훔쳐간 소프트웨어를 되찾아라.’ 소프트웨어는 악당의 본부, 그 중에서도 2중 3중의 보안장치가 설치된 곳에 있다. 어김없이 지문인식과 망막인식 출입통제장치가 등장한다. 잠입이 불가능한 상황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설명되고…. 그러나 3인조 미녀 첩보원은 술병에 묻은 지문을 채취해 손가락 모형을 만들고 몰래 찍은 망막 사진을 콘택트렌즈에 인쇄, 유유히 통과한다. 영화 ‘미녀삼총사(Charlie’s Angels)’의 한장면이다.